새로운 산업이 등장할 때 사람들은 흔히 ‘혁신’이나 ‘기회’라는 단어를 떠올립니다. 그러나 실제 초기 단계의 신산업은 매끄럽기보다는 어색한 모습에 가깝습니다. 기준은 불분명하고, 역할은 정리되지 않았으며, 모든 것이 실험처럼 보입니다. 이 글에서는 신산업 초기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어색한 단계’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름은 있지만 정의되지 않은 상태가 먼저 나타납니다
신산업의 초기에는 대개 이름부터 생겨납니다. 새로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임시로 붙여진 단어가 등장하고, 사람들은 그 단어를 사용하지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각자 다르게 이해합니다. 같은 용어를 쓰면서도 서로 다른 그림을 떠올리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설명이 길어진다는 점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되지 않고, “지금은 이런 단계이고”, “앞으로는 이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항상 따라붙습니다. 이는 산업이 아직 고정된 형태를 갖추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불명확함은 방향이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정의되지 않은 상태는 불안감을 주지만, 동시에 참여의 여지를 만듭니다.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누군가의 시도가 곧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신산업 초기에 활발하게 의견이 오가고, 다양한 해석이 공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단계의 어색함은 산업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필수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역할과 경계가 흐려지며 혼란이 생깁니다
신산업의 초기에는 역할 구분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직무의 경계가 계속해서 바뀝니다. 이는 외부에서 볼 때 비효율적이거나 정리가 안 된 상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혼란은 산업이 아직 최적의 구조를 찾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시기에는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보다 ‘무엇이 필요한가’가 먼저 등장합니다. 필요에 따라 역할이 만들어지고, 그 역할은 다시 수정됩니다. 이러한 반복 속에서 점차 산업에 필요한 기능과 기준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어색한 단계란 바로 이 시행착오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시기입니다.
개인에게 이 단계는 불편함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명확한 역할이 없기 때문에 불안정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반대로 자신의 역량을 확장할 수 있는 여지도 큽니다. 신산업 초기에 성장하는 사람들은 이 혼란을 피하려 하기보다, 그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흡수합니다. 산업의 구조가 굳어지기 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경험입니다.
완성도보다 ‘반응’이 먼저 평가됩니다
신산업 초기에는 완성도가 높은 결과보다, 시장과 사용자의 반응이 더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아직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완벽함보다 시도가 우선됩니다. 이로 인해 미완성처럼 보이는 서비스나 제품이 자주 등장하고, 그 과정에서 어색함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이 단계에서는 실패의 기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어떤 시도는 빠르게 사라지고, 어떤 시도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확장됩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 자체보다, 그 결과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입니다. 신산업은 이렇게 반응을 통해 방향을 수정하며 조금씩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결국 신산업 초기에 나타나는 어색한 단계들은 비효율이나 혼란의 증거가 아니라, 산업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 단계를 지나면서 기준은 정리되고, 역할은 분화되며, 산업은 점차 안정적인 구조를 갖추게 됩니다.
신산업의 초기란 완성된 답을 찾는 시간이 아니라, 질문을 축적하는 시간에 가깝습니다. 어색함을 불편함으로만 인식하기보다, 변화의 전조로 바라볼 수 있을 때 개인은 그 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어색한 단계는 결국 산업이 성숙해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